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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inawa
Fieldwork


동아시아 냉전구조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인 오키나와에서, 외교광장이 평화 투쟁을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 및 연구자들과의 연대를 이루고자 방문하였습니다. 전쟁과 국가 폭력이 할퀴고 간 현장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특 집 칼 럼
3.-琉球の記憶を歩く
琉球の記憶を歩く 権栗(外交広場 理事) 沖縄での最後の日も、夜明け前から激しい雨が降り続いていた。灰色の雲が低く垂れ込める空の下、首里城へ向かう道は、まるで琉球王国の古い記憶のなかへ、ゆっくりと歩み入っていくかのようだった。沖縄を代表する地域活動家の一人である知念ウシさんの案内を受け、私たちは首里城と、琉球王室の陵墓である玉陵を訪ねた。そこには、かつて栄華を誇った琉球王国の歴史、戦争の傷跡、そして今なお終わることのない記憶をめぐる闘いが、ともに残されていた。   琉球の時間を宿す首里城 ​ 激しい雨のため、城の奥までは上がることができなかった。しかし遠くから眺めた赤い正殿と黒い城壁は、曇天のなかでも強い存在感を放っていた。雨に濡れた城壁はさらに深い色を帯び、霧のように広がる雨のなかに浮かぶ首里城は、まるで一つの時代の残影のように見えた。日本本土の城とはまったく異なる曲線的な城郭と、鮮やかな朱塗りの建築様式は、琉球独自の文化とアイデンティティを、そのまま映し出していた。 琉球王国は、1372年に明と朝貢関係を結んだのち、中国・福建地方から造船技術者を受け入れ、海上交易の中心地として成長していった。その後、日本、朝鮮、東南アジアを結ぶ中継貿易によって繁栄し、1429年に琉球王国が統一されると、首里城は政治と文化の中心地となった。風雨のなかで眺めた首里城は、単なる遺跡ではなかった。45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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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필드워크]-3.-비-내리는-슈리성,-지워지지-않는-기억들
3편. 비 내리는 슈리성,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 권율 (외교광장 이사)  오키나와의 마지막 날도 새벽부터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잿빛 구름이 낮게 드리운 하늘 아래, 슈리성으로 향하는 길은 마치 류큐 왕국의 오래된 기억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했다.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현지 활동가인 지넨 우시(知念ウシ) 씨의 안내를 받아 슈리성(首里城)과 류큐 왕실의 묘역인 타마우둔(玉陵)을 둘러보았다. 그곳에는 찬란했던 류큐 왕국의 역사와 전쟁의 상처, 그리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기억의 투쟁이 함께 남아 있었다. ​ 류큐의 시간을 품은 슈리성 장대비 때문에 성 안쪽까지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바라본 붉은 정전(正殿)과 검은 성벽은 흐린 날씨 속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에 젖은 성벽은 더욱 짙은 색을 띠었고, 안개처럼 번지는 빗속의 슈리성은 마치 한 시대의 잔영처럼 보였다. 일본 본토와는 전혀 다른 곡선형 성곽과 선명한 주칠의 건축 양식은 류큐만의 독자적인 문화와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   류큐 왕국은 1372년 명나라와 조공 관계를 맺은 뒤 중국 푸젠 지역의 선박 기술자들을 받아들이며 해상 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이후 일본과 조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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ちむぐりさ―痛みに寄り添う心
ちむぐりさ―痛みに寄り添う心 沖縄フィールドワーク 金峻亨(外交広場 理事長) 去る4月23日から26日まで、外交広場は「平和のたたかい」を実践しておられる活動家の方々と出会い、国際的な連帯を深めるため、沖縄を訪問しました。 ​ ​ 今回の訪問では、22歳という若さで米兵に強姦され、殺害され、遺棄された女性を悼み、毎日野の花を手に現場を訪れている方にお会いしました。 10年前に事件が起きた当時、村長を務めていた吉田勝廣さんは、どのような思いで花壇を整え、花を手向けているのかを語りながら、「命どぅ宝」、すなわち「命こそが何よりも美しい宝である」とおっしゃいました。黙祷を捧げるわずかな時間にも、軍用車両やダンプカーが幾台も通り過ぎていきました。 ​ ​ 沖縄は、過去と現在、そして内と外からの暴力が交差する場所です。在日米軍基地の70%が沖縄に集中している現実のなかで、今日に至るまで沖縄の人々は、日本本土から、そしてアメリカから、二重の苦しみを受けています。 ​ 市街地を横切る普天間基地から、美しいサンゴ色の海にコンクリートが流し込まれている辺野古基地建設の現場まで訪れました。生コン車が入る時間に合わせて、住民の方々はゲート前に座り込み、抵抗を続けていました。 ​ ​ 沖縄の言葉に「ちむぐりさ」という表現があるそうです。韓国語に正確に直訳することは難しいのですが、「あなたの痛みに、私の胸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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命どぅ宝、海が記憶する名まえたち
命どぅ宝、 海が記憶する名まえたち 沖縄米軍基地スタディツアー紀行   元東郁(東亞大学校 教授) 朝8時30分、ホテルのロビーに仲間たちが集まった。窓の外は厚い雲に覆われていた。空は鉛色で、空気は重く沈んでいた。これから私たちが向かう場所のことを思えば、まぶしい陽射しよりも、この曇り空のほうがふさわしかったのかもしれない。 二日目の日程表には、「米軍基地スタディツアー」と記されていた。しかし、私たちが実際に向き合ったのは、基地そのものだけではなかった。基地によって傷つけられながら生きてきた人びとの時間であり、その時間のなかでもなお、生を手放すまいとしてきた闘いの記憶だった。   沖縄側の川満先生と洪教授の案内で、私たちは移動した。ときおり雨粒が車窓を軽く叩いた。移動するほどに現在は霞み、過去がしだいに輪郭を帯びていくようだった。 海が道から、力の通路へと変わった日   最初の訪問地は、泊外人墓地だった。 19世紀半ば、ペリー提督の軍艦がこの海に入ってきた瞬間、琉球の時間はもはや自らの意思だけでは流れなくなった。それ以前、海は道だった。島と島を結び、人と人をつなぐ、命の通路だった。しかしその日以降、海は力が押し寄せる通路へと変わった。島は、自らの意思とは関係なく、歴史のなかへと引きずり込まれていった。   大地が記憶するということ   嘉数高台に上がると、風が変わった。 そこは単な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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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필드워크]-우는-자들과-함께-하는-마음
우는 자들과 함께 하는 마음  김준형(외교광장 이사장) 지난 4월 23일부터 26일, 외교광장이 '평화 투쟁'을 실천하고 계신 활동가들을 만나 국제적 연대를 다지기 위해 오키나와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22세의 나이에 미군으로부터 강간·살해·유기된 여성을 기리기 위해 매일 들꽃을 들고 찾아가는 분을 만났습니다. 10년 전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마을 이장이었던 요시다 가츠히로 씨는, 어떤 마음으로 화단을 닦고 꽃을 올리는지 전하며 "생명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보물이다(命どぅ宝)" 라고 하였습니다. 묵념을 하는 그 잠시에도 군용 차량과 덤프트럭들이 수없이 지나갔습니다.  ​ 오키나와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안과 밖으로부터의 폭력이 교차하고 있는 곳입니다. 주일미군 기지의 70%가 오키나와현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 속에서, 오늘날까지도 오키나와 주민들은 일본 본토로부터,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후텐마 기지부터, 아름다운 산호빛 바다에 콘크리트를 들이붓고 있는 헤노코 기지 건설 현장까지 찾아갔습니다. 레미콘이 들어서는 시간에 맞춰 주민들이 문 앞에 쭈그려 앉아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 오키나와어로 《치무구리사(ちむ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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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필드워크]-리나,-그-이름-앞에서---2편
리나, 그 이름 앞에서 - 2편 원동욱(동아대 교수) ​ ​ 2016년, 한 20대 여성이 미군 군속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 이름은 리나였다. 우리는 그녀의 청춘이 유기된 자리에 섰다. 하늘은 여전히 무거웠고, 바람은 낮게 불었다. 추도의 자리에서 마을 이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命どぅ宝. 누치 두 다카라." 생명이야말로 보배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다. 오키나와 사람도, 일본 사람도, 한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미국 사람도, 러시아 사람도. 그 어느 나라 사람이든 생명은 모두 보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전쟁을 할 수 없다고.   남기정 교수가 그 말을 통역하다 이내 멈추었다. "그 말을… 리나가 들을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 '리나'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울컥 올라온 감정이 목을 막았을 테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 알았다. 그것이 단순한 통역의 중단이 아니라는 것을. 언어로는 다 전할 수 없는 슬픔이 넘쳐흐른 것이라는 것을.   침묵이 흘렀다. 어디선가 들리는 새소리가 그 침묵을 조용히 채웠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오히려 더 또렷하게 들려왔다. 누치 두 다카라. ​   가마에서 리나까지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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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필드워크]-누치-두-다카라,-바다가-기억하는-이름들---1편
누치 두 다카라, 바다가 기억하는 이름들 - 1편 원동욱(동아대 교수) 아침 8시 30분, 호텔 로비에 동지들이 모였다. 창밖은 잔뜩 흐려 있었다. 하늘은 납빛이었고,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우리가 향할 곳들을 생각하면, 눈부신 햇살보다 이 흐린 하늘이 더 어울렸는지 모른다.   둘째 날 일정표에는 "미군기지 스터디 투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마주한 것은 기지만이 아니었다. 기지로 인해 상처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으려 했던 투쟁의 기억이었다.   오키나와 측 가와미츠 선생과 홍 교수의 안내로 우리는 이동했다. 간혹 빗방울이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동할수록 현재는 흐릿해졌고, 과거는 점점 더 또렷해졌다. ​   바다가 길에서 힘의 통로로 바뀌던 날   첫 번째 발걸음은 도마리 외국인 묘지였다. 19세기 중반, 페리 제독의 군함이 이 바다에 들어오던 순간, 류큐의 시간은 더 이상 스스로 흐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전까지 바다는 길이었다. 섬과 섬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생명의 통로였다. 그러나 그날 이후, 바다는 힘이 밀려드는 통로로 바뀌었다. 섬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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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리즈]-상하이에서-마주한-바이브:-'사람'이-만드는-국가의-미래
상하이에서 마주한 바이브: '사람'이 만드는 국가의 미래 이해민(국회의원) 먼저, 상하이 출장에 한 자리를 내어주신 외교광장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IT 업계 출신 국회의원이 무슨 외교? 저는 '외교광장' 회원이기도 하고, 국회 내에서는 '외평포럼' 회원이기도 합니다. 22대 국회 초반 저에게 온 대부분의 포럼 가입 문서는 AI관련된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포럼은 외평포럼과 유니콘팜이었어요. 24시간 지구본을 돌리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일을 하던 입장에서 기술은 외교의 큰 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용감하게 생각했던 이유이죠. 그럼에도 외교광장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 높은 벽을 느끼긴 했습니다. 아마도 학문적 깊이가 남다른 교수님들과의 교류에 뜬금포 ‘공대생’이 스스로 위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하이 출장은 그 벽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주제가 바로 AI와 기술이었기 때문 이죠.  - 수년째 붙들고 있는 숙제를 다시 꺼낸 출장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를 마주한 건 2017년 상하이 출장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약 3년 간 구글 베이징 오피스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마감한 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중국
  • 20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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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리즈]-舍得와-舍不得,-그리고-밤의-상하이
목재에 상하이 예원과 동방명주가 정교하게 새겨져있는 작품. 舍得와 舍不得, 그리고 밤의 상하이 원동욱(동아대 교수) ​ 외교광장 동지들과 함께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민영기업 复星集团을 방문한 날은, 겉으로 보면 익숙한 기업 탐방의 하루였다. 기업의 연혁과 글로벌 투자 전략, 민영기업을 둘러싼 제도 환경, 기술과 금융의 결합 가능성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일정에는 국회의원 두 분도 함께 해, 이 대통령 상하이 방문 후 한중 경제 협력과 민간 교류의 제도적 기반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질의와 의견 교환이 오갔다. 분위기는 격식 있었고, 내용은 실질적이었다. 공식 브리핑과 질의응답이 끝난 뒤에는 황푸강 인근에서 간단한 만찬이 이어졌다. 이는 통상적인 기업 방문에서 이루어지는 환대의 자리였고, 대화의 중심 역시 기업과 도시, 그리고 중국 경제의 향후 방향에 맞춰져 있었다.  ​ 운무 짙은 와이탄 강가에서 바라본 고층 빌딩들.  그 자리에서 소개된 여러 지역 특산주 가운데 특히 인상 깊었던 이름이 있었다. 舍得, 그리고 舍不得. 술의 이름이었지만, 그날의 대화 속에서 그것은 일종의 은유처럼 기능했다.  “버릴 줄 알아야 얻는다” 는 舍得,  “차마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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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리즈]-기술굴기의-시간과-기억의-공간,-2026년-상하이
기술굴기의 시간과 기억의 공간,  2026년 상하이   남기정(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외교광장 사무총장) 2월 초 상하이 날씨는 갑자기 추워졌다. 비까지 내렸다. 비가 내리는 예원상성(豫园商城)의 골목들을 지나 구곡교(九曲桥)에 접어들었을 때, 회색 하늘 너머로 유리 마천루의 상단이 흐릿하게 보였다. 전통 양식의 기와지붕과 붉은 목조 구조물 위에, 비현실적인 각도로 우뚝 솟은 초현대식 건물. 아마도 상하이타워(上海中心大厦)였을 것이다. 그 풍경 속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권력의 층위가 한 프레임에 포개지고 있었다.  전통은 관광 상품으로 정제되어 있고, 현대는 국가 전략의 상징으로 솟아 있었다. 비 오는 예원상성에서 마주한 그 마천루는, 기술이 단순한 산업 발전을 넘어 국가의 서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졌다. 지난 2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의 상하이 탐방 일정은,  그 겹쳐진 시간의 단면을 직접 확인하는 여정 이었다. ​   비오는 날의 예원 지구 ​ 오늘날 중국은 단순한 경제성장의 단계를 넘어, 국가 역량을 기술적 우위로 전환하는 ‘기술국가’의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화웨이(Huawei, 华为) 캠퍼스 에서 마주한 거대한 스케
  •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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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리즈]-커피국밥과-니오스쾃
커피국밥과 니오스쾃 최필수(세종대 교수) 쌀쌀한 아침 상하이 난징동루(南京東路)를 헤메던 이유는 알뜰한 외교광장 사무국이 호텔숙박에 조식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무국을 원망하며 해장 커피를 찾아 헤매다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찾아들어간 카페는 아직 영업 전이었다. 청소를 하던 종업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메뉴판을 건네며 커피 머신의 스위치를 켰다.  익숙한 에스프레소 기기의 소리를 들으며 평소처럼 뜨아(熱美)를 주문하려던 나는 메뉴판을 보는 순간 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커피국밥, 카레라떼, 소주라떼…… 대체 커피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이쯤되면 평범한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건 이 가게에 대한 예의가 아닐터, 정신을 집중해서 그나마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메뉴를 찾아내야 했다. 잠시후 초현실적인 카페를 걸어나오는 내 손엔 32위안짜리 간장라떼가 들려 있었다. ​ '커피국밥' 메뉴가 벽에 붙어있다.  ​ 이런 카페가 상하이 최고 번화가에 자리잡은 이유는 치열한 경쟁과 거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없으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 수요가 적으면 가장 보편적으로 팔리는 제품 밖에 팔 수 없다. 난징동루의 커피 시장은 경쟁도 치열하지
  •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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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아무리-험해도-기어이-가야-할-길
문장렬  외교광장 부이사장 ​ 사진출처: 한겨레 평화 없는 ‘힘에 의한 평화’ ​ 2023년 새해 첫날 북한은 비행거리 약 400km의 단거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윤석열정부가 안보정책의 기조로 표방한 ‘힘에 의한 평화’에 대한 북한의 ‘강대강’ 대응이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지고 있었다. 국방부는 1월 16일 새로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부활’시켰다. 북한 체제상 그 정권과 군대는 곧 북한이라는 국가 자체다. 북한은 곧 이어 남한을 주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적대와 대결의 1년이 될 것임은 명백했고 그대로 실현되었다. ​ 안보정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군사정세고 군사정세의 실상은 군대와 무기의 동원으로 나타난다. 3월과 8월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라는 새로운 명칭의 정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역대급으로 실시되고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연합훈련과 한국군 단독 훈련들이 연중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미국의 항공모함 핵잠수함 핵폭격기 등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 수준으로 전개되었고 한미를 넘어 한미일 해상 훈련과 미사일 요격 훈련도 사실상 공식화되었다. 북한의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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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년 칼 럼
[상하이-시리즈]-이토록-거대한-갈라파고스-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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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거대한 갈라파고스 세상 김진서 상하이에 처음 가본 것은 1년 반 전 동생들과 함께한 여행이었다. 그때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한 어마어마한 인파에 입국심사가 1시간이 넘게 걸렸던 기억이 있다. 당시 중국 정부가 환승 외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많은 여행객이 상하이를 거쳐 간 탓이었다. 이번에는 무비자로 가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1년 반, 짧다면 짧은 기간만의 재방문이기에 달라졌으면 뭐가 그리 달라졌을까 싶었다. 여행이 아닌 출장이기에 동선이 달랐던 점을 감안하고도, 도시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풍경에는 활기가 넘쳤다. 춘절을 앞둔 시기라 거리엔 붉은 등이 줄줄이 걸려있었고 사뭇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다.   ​ 춘절을 앞둔 난징동루 거리. ​ 빠듯한 첫째 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온 숙소에서, 꼭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것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바로 중국판 ‘배달의 민족’이라 불리는  ‘메이투안’ 으로 하는 디저트 주문이다.  한국에서 미리 가입해 온 앱을 켜서, 요즘 SNS에서 많이 보이던  ‘양즈깐루(杨枝甘露)’  메뉴를 골랐다. 후숙된 망고에 그릭요거트와 자몽을 얹고, 펄로 식감을 살린 인기 디저트라고 한다.
  • 7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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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호-무역분쟁과-중국의-광물-공급다변화-(김창립-연세대-국제대학원-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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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호 무역분쟁과 중국의 광물 공급다변화 김창립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 2023.09.14 2020년 당시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코로나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것을 계기로 본격화된 중국과 호주의 무역분쟁은 사그라드는 모양새이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 목재, 보리 등 다양한 품목에 부과한 수입금지조치와 높은 관세에 대해 철회해 가고 있다. 2023년 1월 중국은 자국 기업의 호주산 석탄에 대한 수입을 허가하고, 5월 호주산 목재 수입을 재개하였다. 또한, 8월 호주산 보리에 부과하던 80%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철회하였다. 두 국가 간 무역분쟁에 대한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대체로 중국이 호주에 제기한 정치적 불만의 수용 되지 않았고, 호주가 입은 경제적 타격의 정도가 크지 않아 무역분쟁은 중국의 패배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글은 중호 무역분쟁이 중국의 광물 공급에 준 영향력을 중심으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l 왜 광물인가? 중국과 호주의 무역 관계의 핵심은 원자재이다. 호주가 중국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철광석, 석탄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양국 모두 경제적 번영을 이루어 왔다. 2019년 철광석, LNG 그리고 석탄은 호주의 대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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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코리안에-대한-한국의-불편한-시선-(장인화-서울대-국제대학원-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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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코리안에 대한 한국의 불편한 시선 장인화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 2023-06-23 작년 11월 어느 날, 필자는 기말과제를 준비하기 위해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를 시청했다. 2007년에 개봉되었지만, 신문기사나 논문으로 접했던 조선학교 이야기를 영상으로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 포스터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2883 필자는 지금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 기본법에 의하면 “재외동포”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 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사람을 포함하여 출생에 의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사람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 때는 재외동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는 일본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일코리안[1] 문제, 조선학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물론 필자가 해외 생활에서 겪은 어려움은 재일코리안 당사자들이 겪은 어려움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사소할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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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구조의-변화와-중국의-부상-(표창환-한국외대-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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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식량구조의 변화와 중국의 부상 표창환 한국외대 석사과정 2023-02-23 필자는 아침에 시리얼을 먹고 카페로 나와 라떼를 마시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매번 마시던 커피지만 최근 가격이 너무 올라 필자와 같이 지갑이 얇은 대학원생에게는 큰 부담으로 느껴진다.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자 학식 메뉴를 살펴보니, 한국외대의 자랑이었던 2100원 가성비 학식이 어느덧 4000원이 되었다. 불과 3~4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최근 들어 음식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그리고 식량자급률 현저히 낮은 우리나라는 이러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  구조적으로 식량자급에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에게 대외식량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일은 일종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식량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우리에게 특히 중요할 것이다. 겉으로는 단순히 식량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오른 것 같은데, 그 속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 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식량구조의 변화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유엔식량안보기구(FAO)의 식량 가격 지표  https://www.fao.org/worldfoodsi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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